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의료전달체계 개선만은 꼭 해내고 싶다”

 

복지부의 덕망있는 대변인 출신 이기일 정책관은 겸손과 정성, 신뢰의 자세로 우리나라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장소 《더지방포스트》 스튜디오   대담 이영애 《월간 지방자치》, 《더지방포스트》 편집인  

정리 양태석 기자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더지방포스트》 편집인)_ 그동안 요직을 거치셨는데,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이었나요? 
이기일(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_ 사무관 시절 중풍이나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재가·시설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첫 법조문을 만든 게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2008년 보육정책과장 시절 15%에 불과했던 무상보육을 50%까지 끌어올리고, 완전무상보육에 이르도록 한 일입니다. 


이영애_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요?
이기일_ 2002년 사회복지사를 담당했을 때 교육부의 평생학습정책의 일환으로 사이버교육과정법이 생겨 사회복지사 수업을 원격으로 들어도 자격증을 주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사이버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고 자격증을 받는 사태가 발생해 경찰 사이버수사대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교육생 입장에서 선의로 추진한 일인데, 그런 식으로 변형돼 안타까웠습니다. 


이영애_ 현재 맡고 계신 보건의료정책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이기일_ 저희 정책관은 총 4개의 과가 있습니다. 보건의료 제도 전반을 다루는 보건의료정책과, 의사와 간호사들의 수급문제를 해결하고 CT, MRI 등 의료장비를 관리하는 의료자원정책과, 병원의 안전과 시설인력기준을 챙기는 의료기관정책과, 약사들을 관리 감독하는 약무정책과로 나뉩니다. 특히 이대 목동사건이나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들도 저희 정책관실 소관이었습니다. 


이영애_ 그렇게 큰 사고가 터질 때마다 간이 다 녹으시겠어요. 
이기일_ 네, 간이 다 녹습니다. 밀양 화재 사건 때는 현장에서 2박 3일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이영애_ 병원 관리도 하시는데, 병원에 가서 체크하면 좋을 팁을 말씀해주세요. 
이기일_ 우리나라 보건제도와 건강보험제도가 잘 되어 있는데요. 동네 병원만 가더라도 전문의가 있어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들께서 웬만한 병이 생기면 무조건 큰 병원에 가려 하시는데요. 가벼운 감기몸살이나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은 동네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좋겠어요. 대학병원에는 암이나 뇌질환 같은 중증 치료를 받을 때 가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의사선생님들께 이것만은 하지 말라는 것은 없으신가요?
이기일_ 의사들은 자기 면허에 맞는 의료 행위를 해야 합니다.  때로 의사가 아닌 분들이 의료행위를 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병원이 안전하고 청결하며 양질의 의술을 제공하는 곳이라는 믿음을 주시기 바랍니다. 

 

이영애_ 의학계에 계신 분들도 정말 다양한 요구를 해 올 텐데요. 근무하셨던 보육계와 비교해 어떤가요?
이기일_ 기본적인 체계는 같습니다. 보육계에 어린이집, 어머니, 평가인증이 있듯이 의료계도 기본적으로 의료기관이 있고, 그 기관을 이용하는 환자가 있으며, 서비스 질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좋은 시설에 좋은 인력, 좋은 환경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특유의 친화력과 소통력이 탁월하신데요. 후배들에게 소통 노하우를 전수해주시죠. 
이기일_ 저는 역대급 대변인은 아니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역대급 대변인들을 찾아가 그분들의 노하우와 엑기스를 듣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대변인을 철저히 영업직이라고 생각하고 기자들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무조건 받았고 못 받으면 꼭 다시 전화를 드렸고, 일주일에 술자리를 10번 참석하기도 하면서 열심히 소통했습니다. 잘 모르는 분야는 더 깊숙이 취재하도록 다른 국장을 연결시켜주기도 했습니다. 또 한 분은 전체 언론사를 다 방문해보라고 하셔서 5일 동안 전체 언론사를 다 찾아

가 인사했습니다. 지금도 기자들을 자문관으로 생각하며 부처 출입기자 명단을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기자들은 저희가 만든 정책을 먼저 찾아가 개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판하며 현장을 발굴해주고 대안도 제시해주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이영애_ 공무원들이 응용하면 도움이 되겠네요. 업무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았을 텐데 어떻게 푸셨나요?
이기일_ 저는 스트레스가 다른 사람보다 덜한 편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로 잊어버리도록 노력합니다.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새롭게 출발해야지 실패를 마음에 담아두면 트라우마가 생깁니다. 그런 성격 덕분인지 술 많이 먹었던 대변인 시절 건강검진을 했는데 오히려 건강이 더 좋아졌어요. 


이영애_ 당시 제가 뵈었을 때도 정말 피부에 빛이 나셨거든요. 힘든 자리일 텐데 어떻게 저렇게 빛이 나는지 의아했습니다. 
이기일_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등산을 오래 했어요. 2006년부터 13년 동안 매주 일요일 아침에 관악산을 3~4시간 타고 내려왔습니다. 등산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스트레스도 잘 풀리더라고요. 특히 사람들을 좋아해 사람들을 만나면 기를 받고 대개 즐겁습니다. 잘했다고 기억하지 말고 못했다고 기억하지 말아야 합니다. 털어버려야 합니다. 털~~~자!(웃음) 

 

이영애_ 보직 기간 중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이기일_ 첫 번째는 의료전달체계인데요. 경증은 동네의학, 중증은 큰 병원에 가도록 의료전달체계가 잘 정립되면 좋겠습니다. 둘째 보건의료기관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이고, 셋째는 의료일원화입니다. 현재는 의사와 한의사가 따로 진료를 하다 보니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는 일이 발생하곤 합니다. 

 

이영애_ 의사와 한의사는 배움 자체가 다르지 않나요?
이기일_ 예, 현재는 의대와 한의대가 있는데요. 앞으로 의료일원화가 되면 국민들이 의사한명에게 의학과 한의학을 다 진료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방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과정통합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하려 합니다. 여기에는 물론 의학계, 한의학계, 교육부, 복지부,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야겠지요. 

 

이영애_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꼭 추진되어야죠. 공직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기일_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항상 공부하는 공무원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 공부법이 있지만, 신문을 많이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공무원들이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드는데, 국민의 삶을 모르면 어떻게 일할 수 있겠습니까? 

 

이영애_ 추가로 후배 공무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게 있는지요?
이기일_ 항상 호기심을 갖고 매사 자신의 정책에 물음표를 갖고 자꾸 파고 들어가라는 것입니다. 그럼 책도 보게 되고 잘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현장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특히 정주영 회장, 링컨 대통령,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제가 존경하는 인물인데, 이들은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했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열심히 배우며 현장을 중시했어요. 또 포용력이 컸습니다. 이런 자세를 견지하시기 바랍니다. 


이영애_ 네, 많은 공무원들이 따라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더 훌륭한 공직생활 부탁드리며 수고하셨습니다.

 

후배 공무원에게 전하는 공직생활 성공 노하우

‧ 역대급 공직자에게 엑기스를 듣고 실천한다
‧ 기자는 자문관이다. 자주 소통하며 교류하라 
‧ 현장을 중시하며 호기심을 갖고 겸손하라 
‧ 매사에 정성을 다하고, 신문을 지면으로 보며 공부하라
‧ 잘했다고 기억하지 말고, 못했다고 기억하지 말자. 털어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