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살기 좋은 마을, 주민에게 맡겨보자!

- 주민이 직접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혁신 프로그램 확산 -

김현기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 

 

지방소멸 위기 지자체 92곳 
경상북도 의성군 탑리버스정류장은 한국전쟁 난리 통인 1951년에 생겨났다. 대구의 큰장인 서문시장과 의성을 시외버스로 이어온지 68년째다. 하지만 탑리버스정류장의 대표 이사로 평생을 살아온 김재도(82세) 씨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1970~80년대 하루 이용객이 2,000명을 웃돌던 정류장이 하루 20명도 채 되지 않게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역의 인구 유출과 출산율 저하로 지방소멸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경북 의성군처럼 소멸 위험에 처한 곳은 전국 261개 시·군·구 중 총 92개 지역으로, 79곳은 이미 소멸 위험 진입 단계에 들어섰고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곳도 13곳에 달한다. 이르면 5~30년 안에 이들 지역이 통째로 사라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인구 감소에 따라 지역 활기 잃어가
덩달아 빈집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이 1995년 집계했을 땐 약 37만 가구였는데, 22년이 지난 2017년엔 126만 가구로 4배가량 늘었다. 방치된 빈집은 붕괴 위험은 물론 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인근 지역의 슬럼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가 ‘빈집법(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관한 특례법)’을 마련한 이유다. 인구변화로 전국의 폐교도 급증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폐교 숫자는 전국적으로 3,683곳에 이르고 이 가운데 매각되거나 임대되지 않아 활용되지 못하는 미활용 폐교도 408곳이나 된다. 학교가 사라진 지역에 청년이 있을리 만무하다. 2013년 비수도권 청년 순유출 인구가 4만 5,000명이던 것이 2017년에는 5만 9,000명으로 급증해 지역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다양한 사업
지금 우리 사회는 이처럼 ‘저출산·고령화’로 빚어진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가 핵심 화두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다. 핵심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것은 정부와 시장이 선도하는 모델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역주민이 참여해 함께할 때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까? 우리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행정안전부가 2018년 ‘시민참여 공간활성화’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목포 공장공장의 ‘괜찮아마을’ 사례가 대표적이다. 괜찮아마을은 전국의 청년을 기수별로 30명씩 목포에 모아 원도심 빈 공간에 설립된 괜찮은학교와 괜찮은집, 괜찮은공장에서 청년 힐링과 창업 프로그램을 진행해 청년 정착인을 배출함으로써 청년실업과 지역 공동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2019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렇게 질문한다. 점점 심해지는 지역 격차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 동네 비어 있는 빈집들을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어떻게 하면 여성도 안심하고 밤길을 다닐 수 있을까?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문제를 가장 잘 아는 당사자, ‘시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웃이 서로의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육아공동체를 만들고 사회적 기업은 빈집을 저렴하게 빌려 리모델링한 후 다시 저렴한 임대료로 1인 가구 청년들에게 빌려주는 사업을 시도하는 것이 그 예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목포에 이어 올해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시·군 지역에 일자리를 찾는 대도시 청년을 연계해 정착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청년이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한다. 또 한편으로는 지역 유휴공간을 활용해 주민의 경제활동을 돕고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선순환 지역경제 활성화 모델을 구축하는 ‘다 함께 잘사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국민 참여 공모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빈집이나 쓰지 않는 시설에 공공재화와 서비스를 유통하는 공유경제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기반조성 구축에도 더욱 힘을 쏟는다. 지자체가 보유한 유휴 저활용 공간을 민간에 개방하고 공유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지역 자산화 전략에 필요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2018년 책을 매개로 주민주도 문화공간을 조성 중인 ‘책으로 만나는 망상의 미래’(강원도 동해시), ‘마을 민주주의 플랫폼’ 조성(서울 금천구), ‘청년예술가 활동 공간’ 조성(부산 동래구)을 통한 사례에서 우리는 그 성공 가능성을 발견한다.
지역문제 해결은 당사자인 주민이 직접 나설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문제 제기부터 문제 해결까지 전 과정에 지역주민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시민의 등장과 성장을 통해 지역이 활력을 되찾는 과정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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