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 업그레이드

지방화 시대와 정원도시의 미래 (이동권 전 울산광역시 북구청장)

 

10년후 탄생을 기대하며

하나로 정원을 꿈꾸다

울산시 북구 호계동, 우리 집 앞에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 못지 않은 멋진 정원이 있다. 이 정원은 남쪽으로 태화강 둔치까지, 북쪽으로는 경주시와의 경계인 이화마을까지 이어진다. 12.3km에 이르는 정원 이름은 ‘하나로’다. 10년 전쯤 정원이 만들어질 때 북구의 남과 북을 하나로 잇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021년 말 집 앞을 지나던 철도가 산 아래로 옮겨가고 북울산역이 문을 열었다. 철로가 있던 자리는 시나브로 바뀌어 갔다. 나무와 꽃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전국에서 가장 긴 숲이 만들어졌다. 새와 벌, 나비가 날아들었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하나로 정원은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효문동, 송정동, 중산동 등 북구 곳곳 작은 동네 정원과도 이어져 있어 접근하기도 매우 좋다. 게다가 정원 주변으로는 오밀조밀 상권도 형성돼 활기가 넘친다.

 

아이들은 정원에서 보드를 타거나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즐기고, 어른들은 아이들이 잘 보이는 주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다. 가끔은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멍’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이른 아침에는 정원 곳곳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태화강까지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걷고 억새정원에서 낭만을 즐긴다. 울산대공원이나 태화강대공원, 인근 경주를 찾아다니면 주변 이웃들도 이제는 차를 타고 멀리 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도심에 녹색공간이 늘어나니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들 말한다.

 

이제 곧 이 정원이 지방정원이 된다고 한다. 태화강 국가정원에 버금가는 정원이 될 것 같다.


대세가 된 힐링도시, 녹색도시

누군가는 상상해 볼 법한 북구의 10년 후 모습이다. 구청장 재직 시 정원도시 조성 추진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본격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울산시와 기업, 주민단체와 정원도시 조성 공동참여 협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범유행과 기후변화 등은 사람들의 생활환경과 인식을 바꾸고 있다. ‘힐링도시’, ‘녹색도시’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정책도 바뀌어가고 있다. 정부기관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발전인 그린뉴딜정책을 펼쳐 나가고, 주요 기업들은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키워드로 하는 ESG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다. 세계 각국이 법망으로 탄소를 제한하고 있고, 투자회사들은 탄소 배출 기업에는 더는 투자하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도시의 방향은?

이런 상황에서 과연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정원도시야 말로 시대적 흐름에 적합한 도시의 정체성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한다.

 

단순히 도심에 꽃과 나무를 심어 미세먼지를 줄여보자는 환경운동이 아니다. ‘정원도시’ 브랜드는 북구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주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울산시는 지난 2004년 에코폴리스 도시를 선언하고, 공해도시의 오명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썼다. 그 결과 태화강은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탈바꿈하며 여러 도시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도심을 흐르는 태화강의 변화는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는 큰 역할을 했다. 공업도시 울산은 생태도시라는 또 다른 이름을 얻었고, 태화강 일원은 국가정원이 되었다.

 

남구에는 울산대공원이, 중구에는 태화강국가정원이, 동구에는 대왕암공원이, 울주군에는 울산수목원이 있다. 그러나 북구에는 이렇다 할 공원도, 정원도 없는 상황이다.

 

그간 도심을 가로지르는 도로와 철도, 도심 가운데 위치한 공항과 개발제한구역은 공원이나 정원 등이 들어설 수 없는 도시공간을 만들었다.

 

그런데 변화가 생겼다. 얼마전 동해남부선 철도가 이전하고 도심에는 축구장 400여 개 면적의 폐선부지가 생겨났다. 폐선부지에 녹지를 조성하고 기존 미세먼지 차단숲과 도시바람길숲 등을 잘 연계하고, 주민과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낸 공동체 정원을 활성화한다면 앞서 언급한 상상도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미 민간봉사단체인 '북구도시숲가꾸기추진위원회'가 발족해 활동하고 지역 기업체들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정원도시 북구의 미래는 밝다.

 

제조업 중심의 회색 도시구조에서 정원산업과 문화의 옷을 입은 정원도시로의 전환은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도시의 정체성을 바꾸는 일은 수십 년이 걸리는 작업이다. ‘정원도시 북구’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배너

발행인의 글


무주군 치매안심마을 4곳 지정

무주군이 설천면 남청마을, 무풍면 하덕마을, 적상면 여원마을, 부남면 대티마을이 2024년 치매안심마을로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치매안심마을은 치매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고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치매 친화적 안심 공동체 실현이란 취지로 지정·운영 중이다. 먼저 15일에는 설천면 남청마을과 무풍면 하덕마을에서, 16일에는 적상면 여원마을과 부남면 대티마을에서 현판 제막식이 진행된다. 15일에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황인홍 무주군수는 "우리나라 치매 인구가 100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치매는 공동의 문제가 됐다"라며 "치매안심마을은 온 마을이 울타리가 되고 주민 모두가 보호자가 되어 서로를 인정하고 보듬으며 치매를 이겨나가자는 취지에서 운영하는 만큼 마을에 지원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 검진들을 통해 몸과 마음 건강을 잘 살펴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주군은 2019년 최초로 치매안심마을을 지정한 이래 해마다 4개 마을을 새로 지정하고 있다. 올해로 2·3년차가 8곳, 운영 종료된 9곳 등 총 21곳이 있다.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되면 3년차까지 해당 마을 경로당 이용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인지선별검사와 주관적 기억력 감퇴 평가,

영국, 15세 청소년부터 ‘영구히 금연’ 제도화

영국 하원이 현재 15세 이상 청소년부터 담배를 피울수 없도록 하는 초강력 금연법을 의결했다고 4.16일 영국의 가디언지를 비롯한 영,미의 주요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보수당 내부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의 흡연을 막기 위한 획기적인 흡연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리시 수낙(Rishi Sunak) 총리가 발표한 금연법안의 핵심 내용은 2009년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사람(나이15세)에게 담배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금연 조치가 영국에 시행되는 것인데 정부 당국은 이것이 영국의 “첫 번째 금연 세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 및 베이프 법안(Tobacco and Vapes Bill)”이 올해 6월 최종 의결되면 15세 이하의 청소년에게 합법적으로 담배를 판매할 수 없다. 일단 시행되면 영국 사람들이 담배를 살 수 있는 법적 판매 연령을 매년 1년씩 높여 결국 전체 영국인의 흡연이 금지된다. 이 법안에는 값싼 일회용 베이프 판매를 금지하고 청소년들이 니코틴에 중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청소년 베이핑 단속 조치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