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기고]필(必)환경 시대, 똑똑한 재활용 정책이 환경 살리고 지구 지킨다

필(必)환경 시대, 

똑똑한 재활용 정책이 환경 살리고 지구 지킨다

이재현 인천광역시 서구청장 

 

갈 곳 없는 쓰레기에 전국이 몸살을 겪고 있다. 우리 서구의 최대 현안이자 수도권 전체의 현안도 쓰레기다. 서구 슬로건으로 ‘클린 서구’를 내세운 이유도 그러하다.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깨끗하고 안전한 생태도시’가 필수 요소라고 생각했다. 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거치며 30여 년 넘게 쌓아온 노하우는 그 해법 마련의 기틀이 됐다. 특히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직을 맡은 3년간은 쓰레기를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건지, 쓰레기 재활용률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있는지, 정부와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무엇인지 그 해답을 찾고자 백방 노력했다. 서구청장이 되면서 그간 했던 고민이 하루빨리 현실화되어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쓰레기가 더 이상 골칫거리가 아닌 충분히 활용 가능한 귀한 자원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해답을 풀어내본다. 

 

우선 ‘지금이 바로 쓰레기 재활용 정책을 재수립해야 할 적기’임을 인식해야 한다. 수도권매립지로 들어가는 쓰레기도, 소각되는 쓰레기도 그 물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이러니한 건 우리가 배출하는 전체 쓰레기양이 늘어나진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구는 줄고 있지 않나? 내 생각엔 발전 없이 답습하는 수준의 재활용 정책, ‘우리 지역만 아니면 돼’라는 지역 이기심이 매립되고 소각되는 쓰레기양을 늘리고 있다고 본다. 현재 이 사안과 관련해 ‘수도권매립지를 더 확보해야 한다’, ‘소각장을 더 늘려야 한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혁신적인 재활용 기술에 기반해 쓰레기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만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

 

현장에서 행해지는 재활용 기술이 기대 이하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열심히 분리해서 내놓는 재활용품의 실제 재활용 비율은 얼마큼일까? 지난해 기준으로 서구는 그 비율이 58% 정도다. 나머지 42%는 쓰레기 잔재물로 소각되고 있다. 재활용이 된다고 해도 고물상에서 파쇄 또는 분리 후 관련 업체에 납품하는 정도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상용화되는 시기에 재활용 기술은 30여 년 전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분야임에도 제대로 된 시도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쓰레기양을 줄일 수 있다.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문제다. 

 

실현 가능한 혁신적인 재활용 정책으로 다음 네 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고부가가치 재활용품 처리 기술이 개발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재활용품 처리 분야는 시장원리, 즉 국가 개입이 최소화된 가운데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유로이 거래가 이뤄져왔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우선 수도권은 땅값부터 만만치 않다. 여기에 자금력도 부족하고 판로 확보까지 어려운 상황에서 일반 제조업 기준을 맞추려다 보니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재활용품 처리 업체가 거의 없었다. 기술 발전은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지자체가 재활용품 처리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기술 공모와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부지도 무상 또는 저렴하게 제공하고 육성 자금도 5년에서 최장 10년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물론 재정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소각과 매립에 들어가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해당 비용의 일부만 지원해도 가능하다고 본다. 

 

두 번째는 분리수거된 재활용품 중 자원화 가능한 물품을 철저히 재분류해 제대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우선 우리 모두가 더 세심히 분류작업을 해야 한다. 귀찮다는 이유로 한데 묶거나, 오염물질이 묻어 있는 채로 버리는 행동을 삼가자. 지자체별로도 재활용 가능한 품목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한 후, 현장에서 원활하게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펼쳐야 한다. 이렇게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한 조치부터 차근차근 취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쓰레기로 인한 몸살을 이겨낼 수 있다. 

 

세 번째는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오는 쓰레기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건설폐기물을 적극적으로 재자원화하는 것이다. 건설폐기물은 악취가 심하지 않아 먼지 날림을 방지하는 커버링 작업만 수월하게 진행되면 재활용이 용이하다. 특히 이 중에는 가연성 물질이 굉장히 많아 따로 모아서 연료로 납품할 수 있다. 나머지는 땅을 메우는 등 기초 다짐 재료로 사용하면 충분하다. 해당 작업들만 순조롭게 이뤄져도 소각하고 매립하는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네 번째는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에 음식물쓰레기와 종량제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쓰레기차를 없애기 위해 관내 청라국제도시에 도입한 자동집하시설엔 우리가 놓치있는 단점이 있다. 음식물쓰레기와 종량제쓰레기가 구분 없이 섞여서 배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음식물쓰레기는 메탄가스를 모아 전기를 발생시키는 소중한 자원이다. 하루빨리 분리배출이 가능한 시스템을 적용해 쓰레기양을 줄이면서 자원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앞서 언급한 수도권매립지 이슈로 돌아가보자. 혁신적인 재활용 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결국, 재활용률을 높임으로써 수도권매립지로 들어가는 쓰레기양을 줄이기 위함이다. 이는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지역갈등 해소의 중요한 열쇠다. 수도권 유일의 대규모 매립지가 우리 서구에 위치하는 만큼 나를 비롯해 서구민 모두가 이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뚜렷한 해결책 없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와 관련해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그리고 환경부 입장이 각기 다르다 보니 해묵은 난제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현재의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대규모 매립지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5~10년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매립지를 여러 곳 검토해야 한다는 게 내 의견이다. 앞서 제안한 혁신적인 재활용 정책이 시행되면 매립량이 상당히 줄어들어 소규모 매립지로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 

 

매립에 있어서도 성상별(종류별)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악취를 줄일 수 있을뿐더러, 건설폐기물의 경우 무인도 등 한적한 곳에 콘크리트 블록화 기술로 매립한 뒤 훗날 발전된 재활용 처리 기술을 적용해 훌륭한 자원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더불어 인근 주민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면 쓰레기양도 줄이면서, 주민과의 대립 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립지와 소각로 등 지역 내 유해·혐오시설에 대한 주민 반대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주민을 설득하고 소통하고 협력하는 단계로 이끄는 것이다. 우선 지역주민에게 해당 시설에 대한 정보를 숨김없이 제공해야 한다. 감추고 포장할수록 의심만 커지고 의혹만 생긴다. 시설이 보강되면 환경오염도 훨씬 줄어드는 데다, 전기 발생에 따른 여러 가지 혜택이 제공됨을 주민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까지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주민수용성 과정이 선행되어야 향후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수도권매립지로 모든 쓰레기를 쏟아냈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 내년부터 실시하는 반입총량제만으로는 쓰레기 저감에 분명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앞서 제시한 대안을 바탕으로 정부와 시·군·구가 지역 여건에 맞는 고부가가치 재활용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 내 70여 개 지자체가 제 역할을 해낸다면 얼마든지 좋은 정책이 수립될 수 있다. 정부 또한 관련 정책을 주도하고 아낌없이 자금을 지원해 선진화된 재활용 시스템이 선순환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젠 친환경에서 한발 더 나아간 필(必)환경 시대다. 환경보호가 우리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미뤄선 안 될,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의무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 중 하나로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임으로써 매립되고 소각되는 양을 최소화해야 한다. 혁신적인 재활용 기술이 우리의 든든한 먹거리이자 미래 세대를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가치 있는 일임을 잊지 말자.